Page 13 - 한비21 (제18호) 2025년 6월 17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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JUNE. 17. 2025 13
[컬럼] 외교부 ‘보여주기 간담회’ 유감
"실질적 해외안전 대책 요구한다"
외교부가 지난 5월 2 7일 여행업계가 감금·사기 범죄 코리언 데스크조차 없는 캄보
‘2025년 상반기 정부-여행업계 예방의 책임자인가? 디아, 대응 체계는 이미 무너졌
안전간담회’를 열었다. 외교부는 이 날 간담회에서 다
행사에는 여행사, 항공사, 소 여행업계를 향해 “우리 국민의 지금 외교부가 할 일은 민간
비자단체, 손해보험협회 등이 강력범죄 피해 및 취업사기 피 에 협조를 요청하는 일이 아니
참석했고, 정기홍 재외국민보 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, 라, 국가의 공공 시스템을 제대
호·영사분야 정부대표가 주재 안전 조치를 강화해달라”고 요 로 작동시키는 일이다. 현재 필
하여 해외 정세와 감염병 동향, 청했다. 그러나 되묻지 않을 수 리핀과 태국은 현지 경찰청 내
여행업계와의 협업 방안 등을 없다. 불법 브로커나 사이버 취 에 한국인을 위한 전담 수사
논의했다고 국내 언론에 밝혔 업 사기가 온라인을 통해 교묘 창구인 ‘코리언 데스크’를 설치
다. 하게 접근하는 상황에서, 전통 해 운영 중이다. 그러나 캄보디
겉보기에는 그럴듯한 행사다. 적인 여행업계가 대체 무엇을 아는 아직도 이러한 기본적 대
외교부가 국민의 안전한 해외 어떻게 ‘주의’하고 ‘강화’하란 응체계를 갖추지 못했다.
여행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 말인가? 그 결과, 주캄보디아 대사관
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부족 여행업계는 항공권 예약, 패키 은 사실상 ‘24시간 구조센터’로
함이 없다. 그러나 내용을 들여 지 기획, 고객 응대를 주요 업 전락한 실정이다. 경찰청 파견
다보면, 실효성은커녕 구체성조 무로 한다. 감금이나 사기 피해 영사는 고작 두 명뿐이며, 이들
차 빈약해보인다. 특히 최근 심 는 ‘여행’이라는 단어와는 애초 은 연간 200건이 넘는 취업사
각한 수준으로 번지고 있는 필 에 거리가 먼 조직범죄의 영역 기 피해자의 구조 요청에 매달
리핀 내 강력범죄, 캄보디아 내 이다. 외교부의 요청은 마치 관 리느라 일반 여행객이나 교민
취업사기 및 감금 피해에 대한 광버스 운전기사에게 택배 사 의 안전을 챙길 여력조차 없다.
대응책이 "여행업계에 협조 요 기의 유통망까지 감시하라는 현지 경찰과의 협조는 언어, 문
청"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 식의 비현실적 주문과 다르지
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. 않다. 15 페이지에 계속